상사화가 거의 시든 요즘 늦게 핀 상사화 몇 송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상사화라고 하면 꽃과 잎이 나는 시기가 달라 여느 꽃과 달리 꽃과 잎이공존할 수 없어
꽃과 잎이 만나고 싶어도 절대 만날 수 없어 상사화라 이름 지었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이렇게
환하게 피어있는 상사화를 되도록 활짝 많이 피어 있는 시기에 와서 보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 같다.
상사화- 남여가 서로 사랑해도 이루어 질 수 없는 그런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꽃
그렇다면 꽃은 시들어 가는데 님은 오지 않는
시월의 어느날 함양상림에 오면
애간장 녹듯 녹아 내린 상사화를 만날 수 있다.
도종환 시인의 <아득한 날>
아득하여라, 나 하나도추스리기 어려운 날은
하루에도 들끓는 일 천 팔 백 번뇌의 바람에
나뭇잎 한 장으로 날려가다 동댕이쳐지는 날은
가는 길마다 허리 끊어진 허방다리인데
먹물 같은 어둠을 묻혀 벼루만한 세상에 고꾸라지는 날은...
정호승 시인의 <미안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이런 심정이라면 시들어가는 상사화가
초췌한 자신같이 느껴질 지 모르겠다.
마침 덩치 큰 나무들도 많은 상림에서
마음껏 가슴 앓이 해 보면 어떨까?
상사화는 참 이쁘고 화려한 꽃!
밖으로 보여지기로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지만
근원은 하나니까..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사랑이 어디 있을까?
함양 상림에서 이렇게 고꾸라진 상사화에서
열심히 짝짓는 곤충을 보며 이런 생각 저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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